보험가입 상한 연령 70세로…치매신탁·고령자 전용카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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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만 가입’…이런 예·적금 못 만든다
금융상품에 연령차별 금지

은행이 20~30대만 가입할 수 있는 예·적금을 내놓거나 비대면 전용상품에만 혜택을 몰아주는 일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통상 만 65세까지인 보험 가입 연령은 70세 안팎으로 늘어난다. ‘치매신탁’과 ‘고령자 전용카드’ 같은 이색상품도 등장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노인들은 금융사가 공들이는 고객층이 아닌 데다 인터넷·모바일 거래에도 서툴러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방안에 따르면 금융사는 온라인 특판상품을 판매할 때 이와 동일하거나 비슷한 혜택을 주는 고령층 대면거래 전용상품을 창구에서 함께 팔아야 한다. 연령이 상품 리스크를 결정 짓는 핵심 요소가 아니라면 나이를 근거로 가입을 거절하거나 심사를 까다롭게 할 수 없다. 보험 가입 연령한도는 5세 안팎 상향할 계획이다.

고령친화 금융상품으로 육성될 치매신탁(후견지원신탁)은 평소 고령자의 자산을 관리하고, 치매에 걸리면 의료비·생활비 처리를 대신해주는 상품이다. 고액 결제 시 가족에게 알림을 보내 금융사기를 예방하는 고령자 전용카드도 출시된다.

금융사 ‘연령별 실적’ 공개해야 신용대출 연체율 차이 없는데
금리는 30대 11.2% – 70대 13%…ATM 이용 고령층, 수수료 더 내

A은행은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 연 1.5% 금리를 주는 월급통장을 주력상품으로 밀고 있다. 이 통장은 만 38세 이하만 만들 수 있다. 최근 B은행에서는 연 5.0% 금리의 특판 적금이 불티나게 팔렸다. 이 상품은 모바일뱅킹으로만 가입을 받았다.

정부는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상품에 사실상 ‘노인차별’ 요소가 있다고 봤다. 금융위원회는 “고령층은 디지털에 서툴고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기 쉽다”고 지적했다.

‘어르신 대접’ 부족한 한국 금융

금융당국은 30일 발표한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을 통해 고령의 금융소비자에 대한 연령차별, 불완전판매, 금융착취 등을 막기 위한 제도적 근거를 강화하기로 했다. 당국은 비대면 특판상품을 내놓을 때 같은 조건의 고령층 전용 상품을 창구에서 함께 팔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금융사의 연령별 상품취급 실적을 해마다 공개하고 ‘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 반영한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는 합리적 근거가 없는 연령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기로 했다. ‘노인금융피해방지법’ 제정을 위한 연구용역도 진행 중이다.

금융위는 “인구 고령화와 금융의 디지털화가 동시에 빠르게 진행되면서 고령층에 불리한 금융거래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고령층이 더 비싼 금리와 수수료를 부담하는 현상도 통계로 확인됐다. 지난해 신용 1~3등급 중 신용대출을 ‘은행’에서 받은 비중은 30대 81.6%, 40대 77.0%였다. 이에 비해 60대는 49.8%, 70대 이상은 46.0%에 그쳤다. 고령자에겐 그만큼 은행 문턱이 높았다는 얘기다.

신용대출 연체율은 어느 연령대든 2%대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금리는 나이가 올라갈수록 비싸졌다. 30대의 금리가 연 11.2%로 최저였고 70대 이상은 연 13.0%로 가장 높았다.

은행권은 “고령층은 고정소득과 직업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결과”라고 항변했다. 반면 금융위는 “신용도가 좋은 고령층도 불리한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고, 특히 은행권 대출은 고령층 기피현상이 심하다”고 했다. 수수료 시스템도 고령층에 불리했다. 평균 이체수수료는 창구 1031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194원, 인터넷·모바일 23원으로 조사됐다.

은퇴세대 맞춤형 금융상품 늘린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가계금융은 30~40대 대출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은퇴세대에 필요한 상속·증여, 자산관리 신탁 등의 금융 서비스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은퇴세대의 수요에 맞는 ‘고령친화 금융상품’ 개발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 사례가 ‘후견지원신탁(치매신탁)’이다. 평소에는 고령자의 노후자산을 관리해 주고, 치매 등으로 후견이 필요해지면 의료비·생활비 처리까지 대신 해주는 신탁상품이다. 금융위는 “적극적 자산관리가 어려운 고령자를 위해 치매신탁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입규제를 정비해 치매신탁 전문 신탁사도 이끌어낸다는 구상이다. 보험 가입 상한연령도 기존 65세에서 70세가량으로 높인다.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과 민간 보험사의 ‘치매보험’에 동시 가입하면 치매보험 요금을 깎아주는 상품도 조만간 등장한다. 카드업계에서는 고령자가 일정 금액 이상을 결제하면 가족 등 지정인에게 결제내역을 통보하는 ‘고령자 전용 카드’ 출시가 추진된다. 손해보험사를 통해서는 교통안전교육을 미리 수료한 고령층에게 보험료를 깎아 주는 자동차보험 상품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글씨가 크고 쓰기 쉬운 ‘고령자 전용 모바일뱅킹 앱’도 본격 보급된다.

임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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